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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Developers Blog

취향에 따라 고성능을 즐긴다
고성능 N 통합주행모드

2019-11-27

현대자동차 고성능 N을 탄생시킨 개발자들이 말하는 통합주행모드! 어떻게 탄생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진화할까요?

벨로스터 N의 통합주행모드는 누가 탄생시켰을까요?

폭발적인 출력, 짜릿한 코너링, 우렁찬 배기음. 고성능차의 매력을 나열하면 끝도 없지만 고성능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행모드 역시 빠질 수 없는 매력 포인트입니다. 특히 벨로스터 N은 N만의 특화된 통합주행모드로 고성능의 매력을 더욱 증폭시켰습니다. 내가 원하는 성능을 내 손으로 즉각 사용하는 것.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이 N 배지에 가슴 뛰는 이유입니다. 내 손으로 가지고 노는 고성능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발전해 나갈까요? 현대자동차 고성능 N을 탄생시킨 개발자들을 만나 통합주행모드의 어제와 내일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주행모드는 어느새 거의 모든 차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Q 패밀리 세단, 소형 해치백, 대형 SUV, 심지어 경차까지. 최근 출시되는 거의 모든 차에는 주행모드 기능이 탑재됩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쉽게 보기 힘든 기능이었는데, 최근 들어 차종에 상관없이 주행모드가 탑재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연비를 높이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일 거예요. 전 세계적으로 연료 효율의 중요성이 높아지니까 연비에 좋은 모드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연비에 좋은 주행모드는 주행성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럼 반대로 주행성이 좋은 모드도 하나 만들어야 하는 거고요. 그즈음 전자제어 기술들도 많이 발전하면서 각 제어기의 성능이 좋아지다 보니, 주행모드를 여러 가지로 제공할 수 있는 여력도 생겼습니다. 결과적으로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 주행모드가 보편화된 거죠.


Q 그런데 고성능차의 주행모드는 일반 자동차에 탑재되는 것과는 다른 이유로 존재할 것 같아요.

자동차의 출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면서 모든 성능도 함께 좋아졌어요. 그런데 시장 환경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사항은 제각각이에요. 고성능차를 타면서도 높은 연비를 바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연비와 상관없이 모든 성능을 한계까지 사용하고 싶은 사람도 있어요. 그렇다면 고객의 서로 다른 취향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도, 이를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하는 것도 브랜드의 의무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고성능차는 레이스카와 일반 자동차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요. 고성능차의 가장 큰 역할은 일반도로를 달리며 출퇴근길에 사용하다가도, 주말이면 트랙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있죠. 연비도 연비지만 보다 분명한 다른 환경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고, 사용자 개개인의 성능적인 취향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자동차보다 주행모드의 역할이 더욱 큽니다. 고성능차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취향이 정말 많이 달라요. 그 강한 취향을 맞추려면 다변화된 주행모드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Q 고성능 N 통합주행모드는 주행모드를 가지고 노는 맛이 있어요. 다른 고성능차들의 주행모드와 달리 좀 더 특별하죠. 스티어링 휠에 N을 상징하는 두 개의 버튼이 달려 있어서 주행 중 모드를 보다 직관적으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건가요?

고성능 N의 최초 모델인 i30 N을 개발하면서 고성능차 시장의 요구에 따라 다변화된 주행모드의 필요성에 공감했어요. 그래서 개발하기로 했고 처음에는 ‘Eco-Normal-Sport-Sport+’로 구성하기로 했죠. 그런데 주행모드에 따라 변경되는 파트가 다양하다 보니,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선택지를 커스텀 모드에서 개별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커스텀 모드’도 구상하게 됐고, 여기에 우리 차만의 강력한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파워트레인과 섀시 부분에서 변경 가능한 모든 설정을 일괄적으로 ‘Sport+’ 모드로 바꾼 ‘N 모드’도 구상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버튼 하나만으로 모든 모드를 선택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다른 고성능차와는 다른 우리만의 요소도 필요했고요. 그래서 스티어링 휠에 버튼을 두 개로 나눠서 N 모드와 커스텀 모드를 한 버튼에 묶고, 나머지 모드를 한 버튼에 묶었어요. 그렇게 지금의 자연스러운 통합주행모드 버튼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디자인적으로도 중요한 포인트가 됐고요.

AVN 화면을 간단하게 터치하면 바뀌는 주행모드, 그러나 간단하게 만들기 위한 과정은 꽤 복잡했습니다

Q 고성능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벨로스터 N을 처음 탔을 때 굉장히 신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버튼 하나로 승차감이 단단해지고,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고, 배기음이 커지니까요.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차의 특성이 어떻게 바뀌는 건가요?

사용자는 AVN 화면을 간단하게 터치하면 끝나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복잡해요. 스티어링은 스티어링대로, 엔진은 엔진대로 제어하는 주체가 따로 있거든요. 쉽게 설명하자면 사용자가 원하는 모드를 선택하면 통합안전제어기라는 곳으로 명령이 전달돼요. 그다음 통합안전제어기에서 현재 차의 종합적인 상태를 확인하고 스티어링으로, 엔진으로, 서스펜션으로, 변속기로 ‘너 뭐해’, ‘너 뭐해’ 라고 그 명령을 다시 전달합니다. 커맨드 센터처럼 명령을 한곳에서 통합적으로 제어하지 않으면 혼선이 생길 수 있거든요. 서스펜션에 Sport+에 해당하는 감쇄력으로 바꾸라고 명령했지만 바꾸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요. 명령이 동시에 입력되거나, 명령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들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해줘야 할 때도 있습니다.


Q 고성능 N 통합주행모드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각 모드의 단계별 변화 폭이 굉장히 크다는 거예요. 벨로스터 N을 타서 Normal 모드에서 N 모드로 변경하면 완전히 다른 차를 타는 것 같아요. 그렇게 느끼도록 설정한 의도가 궁금합니다.

스티어링 휠에 상징적으로 N 모드라는 강력한 버튼이 따로 마련돼 있는데, 그 버튼을 눌렀을 때의 변화가 미미하면 고성능차의 매력이 반감될 수 있어요. 말 그대로 고성능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모든 파트가 Sport+로 바뀌는 N 모드에서는 최고의 트랙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설정했습니다. 서킷에서 경쟁차와의 메카닉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만든 거고요. 더욱이 이렇게 N 모드라는, 과함의 상징인 모드가 보다 많이 나가줘야 중간의 다른 모드들이 차별화될 수 있는 갭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상황과 취향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단계를 세분화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폭이 작은 걸 세분화하는 건 의미가 없으니까요.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이재열 책임연구원, 조승연·이동명 연구원

Q 그렇다면 각 단계별 변화의 폭을 설정한 기준도 궁금합니다. Normal 모드와 Sport 모드 사이, Sport 모드와 N 모드 사이에서 사용자가 체감하는 변화의 폭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설정했나요?

고성능차는 기본적으로 성능을 전개하는 차입니다. 서킷에서도, 최고속도와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상황에서도 주행성능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i30 N과 벨로스터 N의 제반 시스템 모두 최고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도록 개발했어요. 그래서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 그 성능을 그대로 적용하면 사용자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큽니다. ‘왜 트랙에서는 최고 성능이 나오는데 일반 도로에서는 주행하기 힘들까?’라는 걸 역으로 생각한다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같은 사양으로 트랙 성능과 일반적인 성능을 동시에 잡을 수는 없습니다. 롤을 최대한 허용하면서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는 상태라면 차의 반응은 늦어질 테고 거동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물론 최대 성능은 트랙에 초점을 두고 개발했지만 일상에서도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보편적인 성능까지 제공하기 위해 전자 제어식 서스펜션의 감쇄력, 스티어링 감도, 엔진 반응 등이 Normal 모드에서는 최대한 편안함을 주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개발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정리하자면 N 모드가 트랙에 최적화해서 최대 성능을 내도록 100에 맞췄다면 Normal 모드는 일반 도로에서 가장 편할 수 있도록 0에 맞춘 거예요. 그렇다고 Sport 모드가 중간인 50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모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스포티’한 모드예요. 일반도로에서도 어느 정도 스포티한 스포츠 주행을 즐길 수 있는 모드인 거죠. 이처럼 고성능 N은 3가지 철학에 토대를 두고 있어요. ‘코너에서 재미를 주는 차(Corner Rascal)’이자, 일상의 스포츠카(Everyday Sports Car)’이자, ‘트랙에 곧장 들어갈 수 있는 차(Race Track Capability)’여야 한다고요.


Q 변화를 체감하는 건 굉장히 주관적이잖아요. 스티어링 감도를 누구는 묵직하다고 느끼지만 누구는 뻑뻑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각 모드의 변화 폭을 설정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변화를 측정하고 구분하는 기술적인 수치는 있지만 그 변화를 느끼고 조율하는 건 사람이거든요. 파트별 변화를 결정짓는 기술은 단순하지 않아서 상황이나 주행 조건에 따라 느껴지는 게 매번 다를 수밖에 없어요. 다행히 i30 N과 벨로스터 N을 개발할 당시 고성능차개발센터에는 서로 다른 부문에서 온, 전문 분야가 다른 연구원들이 한데 모여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개별 시스템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같이 하고 함께 시험 주행도 해보면서 “이건 좀 튀지 않아?”, “조금 약한 것 같지 않나?”, “얘랑 쟤랑 균형이 좀 안 맞는데?” 하면서 휴게실에서든 회의실에서든 수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면서 조율했죠. 정말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거든요.


Q 또 다른 특징이라면 AVN 화면에서 설정할 수 있는 커스텀 모드예요. 엔진이면 엔진, 변속기면 변속기 등이 실제 이미지로 구현돼 있어 보다 직관적으로 설정할 수 있어요. N만의 커스텀 모드 화면을 기획한 계기가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기존 현대자동차에 사용되는 인포테인먼트 레이아웃을 적용해봤어요. 하지만 고성능 N에 적용해보니 N의 고유함과 특별함이 반감되더라고요. N은 특별한 차인데, 사용자들이 뭔가 자기 차라는 인식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된 거죠. 고성능차는 AVN 화면이 주는 인터렉션도 고성능차만의 특색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실제로 고성능차를 타는 사람들은 차를 손으로 직접 만지는 걸 좋아하잖아요. 튜닝도 많이 하고, 트랙에 들어갈 때면 서스펜션 설정도 직접 바꾸고요. 그런 데서 재미를 찾는 사람들이 실내에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파트별 실제 이미지를 랜더링한 지금의 커스텀 모드 화면을 구성하게 됐습니다. 메인 화면도 ‘N’ 로고에서 모티프를 얻어 각 창을 사선으로 디자인하고, 배경 색상도 N을 상징하는 ‘퍼포먼스 블루’를 적용했고요.


Q 앞으로 다양한 N 모델이 출시될 텐데, UX나 GUI 측면에서도 사용자에게 많은 선택지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AVN 화면에서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질 거예요. 주행모드에 따라 화면 디자인이나 배경 색상을 원하는 걸로 바꾼다든지. 현재도 터보, 토크, 출력, 랩타임, G-포스 등을 확인할 수 있지만 차의 더 많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든지. 아니면 화면을 내가 원하는 것만 모아서 구성할 수 있다든지. 이런 방식으로 사용자의 취향을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도록 발전해나가야겠죠.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김동균·장영일·곽창순 책임연구원

Q 자동차 성능의 발전 속도로 볼 때, 앞으로 N을 포함한 고성능차들의 성능은 더욱 막강해질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에 따라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더욱 세분화된 설정도 가능해질 텐데, 고성능차의 성능은 사용자에게 얼마나 더 세분화되어 제공될 수 있을까요?

성능이 얼마나 더 세분화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개발자 입장에서 고성능차의 성능은 더 많이 세분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행모드와 공조 시스템을 연계한다든지, 주행모드와 조명을 연계한다든지. 아니면 주행모드에 따라 시트포지션을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든지 하는 기능적인 측면 이 외에도 감성적인 측면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야 하고요.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부분이 무궁무진하거든요. 또 레이스카처럼 리어 스포일러나 프론트 스포일러를 조정할 수 있게 해 고속으로 달릴 때는 다운포스를 낮추고, 코너에서는 다운포스를 높일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요. 출력이 높아질수록 트랙에선 사소해 보일 수 있는 부분들이 굉장히 중요해지니까요.

물론 고객들의 반응이 가장 중요합니다. 개발자들이 뭔가를 이렇게 저렇게 시도할 수 있는 건 굉장히 많아요. 그렇기에 무조건 기능을 세분화해서 제공하는 게 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닐 수도 있거든요. 반대로 잘 아는 사람이 이건 이렇게 써야 돼, 제시해야 되는 부분도 있을 거고요. 세분화, 그 자체는 어렵지 않아요. 무엇을 어떻게 세분화해서 사용자에게 더 큰 즐거움과 재미를 줄 수 있느냐. 그게 중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고성능 N의 주행모드, 다시 말해 사용자가 고성능을 마음껏 가지고 놀게 함에 있어 고성능 N의 통합주행모드는 어떻게 발전해나가야 할까요?

고성능 N만의 콘셉트는 꾸준히 유지하면서 내용은 더욱 알차게 발전해나가야겠죠. 바뀌더라도 핵심은 변함없이. 어느 시점에는 지금 적용된 기능들 중에 버려야 할 것도 생길 수 있고요. 그렇기에 i30 N과 벨로스터 N에 적용된 게 결코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고성능차만의 아이덴티티를 꾸준히 정립해서, 통합주행모드 역시 커스텀 모드라고 해도 더 많은 부분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N 모드도 말 그대로 더 드라마틱해서, 고객들이 더 원하는 미친 모드가 될 수 있도록. DCT나 후륜구동, 사륜구동에 상관없이 언제나 목표는 더 큰 즐거움을 주는 방향으로 설정돼야 할 거고요. 결국 소위 말하는 ‘차쟁이’나 ‘골수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가야 할 거 같아요. 그런 분들의 사랑이 지속되면 더 많은 걸 제공해드릴 수 있을 테니까요.